로제 와인은 프랑스어로 장미(Rose), 스페인에서는 로사도(Rosado), 이탈리아에서는 로사토(Rosato), 미국에서는 블러시 와인(Blush wine)으로 불린다.
일반적인 로제 와인의 제조방법 4가지
1. 적포도를 으깬 다음 포도 껍질의 색소와 탄닌을 뽑아내는 침용 과정에서 색소가 다 빠져나오기 전에 짜낸다. 짜낸 주스로 만들면 색상은 레드와인보다 옅고 화이트 와인과 비슷한 맛이 나온다.
2. 포도를 으깬 다음 침용할 때 초기에 주스를 조금 뽑아낸다. 발효조 안의 포도 껍질과 씨앗 비율이 높아져서 주스는 더 진한 색상과 탄닌이 있게 된다.
3. 포도를 으깬 다음 바로 압착기로 세게 눌러서 주스를 뽑아낸다. 껍질에서 색소는 조금 빠져나오지만 탄닌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매우 섬세한 색상과 화이트 화인과 비슷한 로제 와인이 만들어진다.
4.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만든다. 이 방법이 허용된 지역은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뿐이다.
로제 와인 품종
피노 누아 ( Pinot Noir )
피노 누아(Pinot Noir)는 프랑스 부르고뉴 대표 레드 품종이다. 피노누아는 부르고뉴 지역에 약 2천년 전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다. 피노 누아는 소나무(Pine tree)와 검정(Noir)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 이는 피노 누아의 포도 송이 모양이 솔방울과 닮았기 때문이다. 피노 누아 송이는 포도알이 매우 작고 껍질이 얇으며 빽빽하게 자리잡는다.
피노 누아는 전세계 서늘한 기후를 지닌 모든 곳에서 재배되지만,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자란 것을 최상으로 여긴다. 이 외 미국 오레곤(Oregon), 카르네로스(Caneros),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남아공의 워커 베이(Walker Bay)와 엘진(Elgin), 뉴질랜드의 마틴보로(Martinborough)에서도 재배되며, 프랑스 상파뉴(Champagne)에서도 생산된다.
완성된 와인은 와인 중에서도 가장 섬세하다고 평가 받지만, 피노 누아의 재배 및 양조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와인은 체리, 라즈베리, 딸기 향을 내며, 부드러운 타닌과 환상적인 산미를 지닌다. 숙성된 피노 누아는 가금류, 가죽, 버섯, 흙내음 등 복합적인 향을 내며, 향, 스파이스 풍미도 보인다.
피노 누아 와인은 코코뱅(Coq au vin), 타라곤(Tarragon)을 곁들인 닭고기 요리, 겨자를 곁들인 토끼 요리, 졸인 햄이나 뵈브 부르기뇽(Boeuf Bourgignon)과 즐긴다. 미국 오레곤 피노누아는 연어 혹은 송어와도 잘 어울린다.
까베르네 소비뇽 ( Cabernet Sauvignon )
거의 모든 와인생산국에서 재배되는 레드 품종이다.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의 접합종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거의 전세계 와인산지에서 재배되며, 와인은 기후, 토양, 와인 양조방식에 따라 제각기 다른 맛을 낸다.
거의 대부분 다른 품종, 예를 들어,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말벡, 쁘띠 베르도가 블렌딩에 사용된다. 호주에서는 카베르네 품종에 쉬라즈 품종을 혼합하기도 한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포도가 완전히 익으려면 따뜻한 기후가 필요해 피노 누아(Pinot Noir)보다는 온난한 기후에서 재배가 잘 된다. 서늘한 해에는 와인에 피망 향이 스치며, 지나치게 더운 해에는 잼 같은 느낌으로 조리된 블랜커런트 풍미를 낸다. 카베르네 소비뇽의 명성은 보르도 메독처럼 배수가 잘되는 자갈 토양에서 잘 자란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블랙커런트, 블랙체리, 자두 향이 특징적이며, 숙성되면 삼나무와 담배 상자 풍미를 낸다. 포도의 완숙도가 살짝 부족한 경우, 피망향 혹은 식물성 향이 스치기도 한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이외 담배, 유칼립투스 향도 지니며, 숙성에 따라 더 복합적인 풍미를 준다.
대부분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들은 수확 년도에서 9~12년 사이 시음 적정기에 들며, 매우 긴 숙성 잠재력을 지닌다.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은 풍미가 풍부해서 구운 양 고기, 소고기 스테이크, 구운 가금류 등이 잘 어울리며, 이외 버섯이 들어간 음식, 비프 스튜 등도 잘 어울린다.
메를로 ( Merlot )
메를로(Merlot)는 프랑스 레드 품종이다. 메를로라는 이름은 '티티새(Merle)'의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 메를로는 1784년 프랑스 보르도 우안 리부르네스(Libournais)에서 재배되었다는 최초의 기록을 찾을 수 있으며, 당시엔 지역명으로 포르보(Faurveau)로 불렸다.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메를로는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마그들렌 데 샤랑트(Magdelaine des Charente)의 접합종이다.
이후 19세기 중반 메를로가 보르도 좌안에 심겨졌고, 카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메를로는 보르도와 이탈리아에서도 언급되는 걸로 보아 비슷한 시기에 전파됐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최상급 메를로는 보르도 우안 뽀므롤(Pomerol)와 생 테밀리옹(St. Émilion)에서 찾을 수 있다.
보르도 우안은 보르도 좌안보다 따뜻한 기후를 지녀 메를로 품종의 와인은 보다 농축된 풍미를 갖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보르도 우안의 기후가 따뜻하지만, 그 토양은 차고 축축한 점토가 대부분이라 땅은 따뜻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상급 메를로의 경우 9~12년 사이 시음 절정기에 이르며 수십 년의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닌다.
프랑스를 제외하고 뉴질랜드의 거의 전 지역, 이탈리아 북부, 미국, 캐나다, 호주, 남아공, 칠레 등지에서 잘 자란다.
메를로는 싹이 일찍 나오기 때문에 자칫하면 냉해를 입을 수 있고, 껍질도 얇아 포도알이 쉽게 썩는 문제도 있다. 일반적인 경우 메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2주 정도 먼저 익어 수확할 수 있다. 메를로는 상당히 광범위한 향과 맛을 낸다.
기후와 토양에 따라 메를로는 가볍고 즙이 많은 피노 누아 같기도 하고, 카베르네 소비뇽을 능가하는 힘과 무게를 지닌 와인이 되기도 한다. 최상의 모습을 보이는 메를로는 실키한 탄닌과 딸기, 라즈베리, 검은 체리, 블랙 커런트, 자두, 무화과와 말린 자두 같은 풍미를 지닌다. 입에서는 스파이스, 계피, 클로브 및 삼나무, 송로버섯, 담배, 감초, 구운 견과류 향 등 매우 복합적인 풍미를 보인다.
과잉 생산된 메를로는 민트와 허브 향을 내며 매우 묽은 편이다. 메를로는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둥근 느낌을 주는 레드 와인으로 음식 없이 와인 만으로 즐길 수 있으며, 음식과의 매칭에서 상당히 다재다능한 와인이다. 허브를 넣은 테린(Terrine), 파테(Pâtés), 오리 등과 잘 어울리며, 한식 요리 중 매운 음식에도 잘 맞는다. 다른 아시아 향신료에도 무난한 조화를 보인다.
샤르도네 (Chardonnay )
샤르도네(Chardonnay)는 피노누아(Pinot Noir)와 구애 블랑(Gouais Blanc)의 접합 종이다. 샤르도네는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다양한 토양과 기후 조건에 적응하며,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된다. 프랑스 부르고뉴는 샤르도네로 만든 우수한 와인이 생산되며, 품종보다는 포도가 생산된 마을 이름 혹은 포도원의 이름이 붙는다. 이 부르고뉴의 샤르도네 와인들은 견과류의 풍미에, 감칠맛이 풍부하며, 놀라운 수준의 미네랄 풍미와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닌다. 상파뉴 지역 샤르도네는 대부분 동향 포도원에서 얻으며, 크리미한 질감, 꽃 향, 견과류 풍미를 지녀 샴페인 양조 시 블렌딩되거나 단일 품종으로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샴페인을 만드는데 쓰인다. 프랑스 외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와 롬바르디아에서 재배되며, 와인은 우아하다. 스페인에서는 페네데스(Penedes), 나바라(Navarra), 소몬타노(Somontano), 코스터스 델 세그레(Costers del Segre) 등지에서 아주 성공적이다. 오스트리아의 샤르도네는 다소 여린 편이다. 불가리아, 스위스, 이스라엘과 그리스에서도 샤르도네가 재배된다. 미국에서는 나파, 소노마 밸리와 테레이(Monterey),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등지에서 샤르도네가 재배된다. 이곳의 샤르도네는 부르고뉴 스타일로 양조되며 꾸준히 그 품질을 발전시키고 있다. 워싱턴 샤르도네는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와 다르며, 크리미한 질감에 감칠맛과 견과류 풍미가 좋다. 호주에서는 1980년대 이후 샤르도네 생산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호주 샤르도네는 초창기 지나친 오크 사용으로 무겁고 부담스러웠으나 점차 부르고뉴 스타일로 변화하며, 멜론, 흰 복숭아 등의 풍미와 좋은 산미를 갖는 와인으로 만들고 있다. 호주에서는 야라 밸리(Yarra Valley), 이든밸리(Eden Valley)와 아델레이드 힐스(Adelaide Hills)와 서호주에서 우수한 샤르도네가 난다. 칠레의 샤르도네는 아콩카구아(Aconcagua) 지역 카사블랑카 밸리(Casablanca Valley)에서 성공적이다. 이곳의 샤르도네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마꽁 지역과 비슷하다는 평가는 받는다. 남아공에서는 로버트슨, 스텔렌보쉬 그리고 워체스터에서 샤르도네가 주로 재배된다. 남아공의 샤르도네는 대부분 프리미엄급 와인인 경우가 많으며, 단단한 골격과 복합적인 풍미를 지닌다. 남아공에서 샤르도네는 스파클링 와인에도 사용된다. 서늘한 기후의 샤르도네는 청사과, 배, 아카시아, 레몬, 자몽 풍미를 지니며, 숙성되면 견과류와 비스킷, 버터, 꿀 풍미를 보인다. 와인은 부싯돌 같은 미네랄 풍미를 주며, 간혹 훈연 향이 나기도 한다. 더운 기후 샤르도네는 망고, 크림, 바나나, 파인애플, 멜론, 꿀 향을 내며, 약간의 스파이스 풍미를 지닌다. 샤르도네 와인은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어지는 만큼 다채로운 음식들과 좋은 조화를 이룬다.
진판델 ( Zinfandel )
진판델(Zinfandel)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는 레드 품종이다. 1820년대 조지 깁스(George Gibbs)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미국 롱 아일랜드(Long Island)로 가져와 1840년대 프레데릭 마콘드레이(Frederick Macondray)가 캘리포니아로 가져왔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진판델은 이탈리아의 프리미티보(Primitivo)품종과 같다고 여겨졌으나, 유전자 분석에 따라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품종이라고 밝혀졌다. 진판델이라는 이름은 오스트리아 품종인 치어판들러(Zierfandler)와 혼동하여 붙여졌는데, 이 치어판들러 품종은 크로아티아에서 유래했으며 유전적으로는 진판델과 매우 비슷하나 같은 종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판델은 열기를 좋아하는 품종으로 알코올 도수가 14% 이상일 때, 포도가 지닌 풍미를 극대로 풍긴다. 진판델로 만든 와인은 심한 경우 알코올 도수 17%에 이르기도 한다. 진판델은 배수가 잘 되며,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에서 잘 자라며, 계곡보다는 평지쪽에서 잘 자란다. 진판델 와인은 흑후추, 클로브, 계피, 오레가노, 꽃, 크랜베리와 딸기 향을 지닌다. 포도가 더 잘 익은 경우, 블랙커런트, 블랙 체리, 자두, 검포도 풍미를 낸다. 서늘한 기후에 진판델이 덜 익은 경우, 그린빈스, 아티초크, 피망, 민트, 유칼립투스 향을 낸다. 입에서는 진판델 와인은 견과류와 초콜릿 풍미를 지닌다. 진판델은 음식과의 페어링에서 매우 다재다능한 와인으로 바베큐 닭고기,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피자 혹은 파스타, 햄버거 등과 잘 어울린다.
와인을 즐기다 보면 어느 품종이 나의 취향에 맞는다고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포도 품종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포도 품종을 잘 알고 있으면 와인 구매 시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구매시에 맛은 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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